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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무동산(舞童山)'으로도 불려
'무등산'이라고 하면 전남 광주시 북구와 화순군 이서면, 담양군 남면과의 경계에 솟아 있는 무등산(無等山·1,187m)을 먼저 떠올린다. 이처럼 충북 제천과 강원도 영월군 남면의 경계에 솟아 있는 무등산(無騰山)은 귀에 익숙한 산이 아니다.
'없을 무(無)'에 '베낄 등(謄)'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산.
무등산의 가까운 남쪽에 있는 왕박산(王朴山 597.5m)은 고려의 한 왕이 왕비와 대신들과 함께 이성계를 피해 들어와 피신한 곳이라고 한다. 왕 씨 성을 가진 왕은 성을 박 씨로 바꿔 살았는데 당시 본관은 의흥으로 현재까지 의흥 박 씨는 존재하고 있다.
주변 산군을 이루는 무등산과 한편 왕박산보다는 좀 더 남쪽 아래에 솟은 가창산(歌唱山·819.5m)의 이름 또한 이 유래와 관련 있다. 무등산은 왕이 고달픈 피난살이로 시름시름 앓으니 신하들이 무등을 태우고 다녀서 무등산이라 했으며, 가창산은 왕을 위해 신하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 연회를 베풀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또한, 무등산은 산세가 춤추는 소년의 형상으로 무동산(舞童山)이라 했다고도 전하나 지금 현재 전해지는 한자마저 달라 확인할 길이 없다.
이 외에도 주변 지역명인 '절골'은 절이 있었다고 절골이며, '사기장골'은 사기를 구웠던 곳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한다. '승지골'은 말 그대로 스님이 살던 곳이란다.
골안고개에서 산행 시작. 산행 들머리는 골안고개로 경사진 황기밭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가파른 길이 이어지며 잡목과 숲이 우거져 있어 길이 희미하다. 그러나 드문드문 간격을 두고 표지기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해발 400여 미터의 골안고개에서 무등산 정상까지는 40여 분이면 충분하다. 무등산 정상에서 왕박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와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10분을 가면 약 해발 600m 지점에 산행 중 유일하게 나오는 '통불사 1.0km, 절골 0.7km' 이정표가 있다. 절골은 가장 빨리 하산할 수 있는 코스다.
왕박산으로 가는 길에는 산불로 인해 곳곳에 나무가 쓰러져 있으며 검게 그을린 나무들과 함께 잡목이 우거져 있어 반드시 위, 아래 긴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무등산에서 왕박산까지 1시간 10분 걸린다. 통불사에 이르는 비포장길은 올여름 장마로 산사태가 일어나고 비에 흙이 다 쓸려 길 가운데가 꺼져 있다. 당일 산행이 가능하며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린다.
무등산의 동쪽에 있는 봉우리는 지형도상에서 무명(無名)봉이었으나 국토정보지리원에서 발행한 2003년도 지형도에는 승리봉(696.1m)이라 표시되어 있다. 그동안 이 무명봉은 마을 사람들의 주장에 따라 무등산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지형도상의 무등산 위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제천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송학 농공단지를 지나 우회전하면 해발 400여 미터의 골안고개이다. 이곳이 산행 들머리다. 콩과 식물로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는 황기가 산길 초입을 메우고 있다.
황기밭을 올라 산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초입부터 오르막길은 뚜렷하지 않고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15분을 가면 완만한 능선길이 나온다. 이곳에도 곳곳에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주며 암 치료에도 많이 쓰인다는 주치며, 둥굴레가 많다.
이내 길은 한 사람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로 바뀌며 왼쪽으로는 철조망이 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길은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우거진 풀숲을 지나 평평한 안부에 도착한다. 안부에서 12분가량 가면 대체로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그렇게 계속 이어가 10여 분이면 무등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은 삼각점도 없으며 안부처럼 넓다.
무등산 남쪽 아래에 자리한 왕박산으로 능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등산에서 되돌아 내려와 무등산 정상으로 오르던 길과 반대 방향인 오른쪽 길로 들어서야 한다.
무등산 정상에서부터 희미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10여 분 오르내리면 이 산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통불사 1.0km, 절골 0.7km' 이정표가 나온다. 절골 쪽은 이 산에서 가장 빨리 하산할 길이다.
왕박산으로 가는 능선길에는 잡목이 우거져 길이 희미하지만, 표지기가 듬성듬성 있으므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잘 좇아가도록 한다. 이정표에서 10여 분을 가면 내리막길이 시작되면서 넓은 길이 나온다. 차 한 대 지나갈 넓이로 이곳도 사람들 왕래가 없는 곳인지라 자칫하면 발에 걸려 넘어질 만큼 풀들이 우거져 있다.
위, 아래로 나 있는 갈림길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3분가량 내려가면 왼쪽으로 묵밭이 나오고 그 반대편으로 오솔길이 나오지만, 그곳을 지나쳐 곧장 수풀을 헤치며 오른다. 바로 이어져 잘 나 있는 길이 나온다. 조금 더 가다 보면 왼쪽 위로 표지기가 나무에 매여 있다. 갈수록 우거진 잡목이 만만치 않다. 가시덩굴과 온갖 잡목들은 팔, 다리를 찌르고 할퀴는 구간이다.
40여 분을 오르면 송전탑이 나온다. 쉴 수 있는 너른 곳인 데다 그동안 가려졌던 시야가 트이면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어 좋다. 송전탑 지나 진행 방향의 오른쪽 표지기를 따라 5분여 오르면 왕박산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이 있다.
하산은 산불 감시카메라가 보이던 방향으로 내려간다. 앞을 가리는 잡목 숲을 뚫고 25분을 내려가면 왼쪽으로 밭이 나온다. 밭을 끼고 있는 길을 치고 올라, 길 따라 오른쪽 길로 돌아가면 비포장길이 나온다. 비포장길을 따라 25분 내려가면 산행 날머리인 통불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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